글/ss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글자넷] Price 이글 홀든은 스물 네살이었고, 제국의 적법한 후계자 중 하나였다. 물론 후계자라는 것은 다만 혈통을 이야기 할 뿐이고 그가 황좌를 움켜쥘 가능성은 몹시 낮았다. 그는 셋째였고, 위의 두 형들은 몹시 건강했을 뿐만 아니라 후계의 자격을 논하는 것에도 모자람이 없었다. 따라서, 그는 어쨌거나 살던 방식대로 살기로 아주 오래 전에 결론을 내렸다. 내키는 대로 세상을 떠돌고, 또 원하는게 있다면 취하고……. 뭐 그런 삶 말이다. 이글의 부친, 다시 말해 지금의 황제, 아버지는 이글의 그와 같은 방종, 그러니까 말하자면 고귀한 혈통에서 비롯되는 책무나 책임감이나, 아니면 또 다른 것들, 구체적으로 일컫자면 통치에 관해서는 영 관심을 보이지 않는 태도를 기꺼워했으므로 이글은 별 무리 없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했다... 더보기 [다무자넷이글] 사랑과 전쟁 3 (진행) 자신의 목소리가 크리스티네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멀리 떨어지자마자, 이글은 기다렸다는 듯이 무릎을 굽히고 등을 숙이며 웃었다. 허리가 크게 들썩인다. 이글은 급기야 서 있을 힘마저 부족한 듯 휘청거리다 못해 벽을 짚고 기대어 섰다. 다이무스가 몹시 하찮은 것을 보듯 웃음을 주체 못하는 이글을 내려다보았다. 그러나 다이무스는 이글의 행동을 지적해 수정하려는 일말의 노력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에게는 그만큼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가 없었던 까닭이다. “방금 표정 봤어?” 씨발, 미친…. 이글은 입을 막고 소리를 죽였다. 어깨가 잘게 떨린다. “형은 좋겠다, 진짜. 마누라가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이글은 그렇게 말하며 지난날 다이무스의 입회하에 맛보았던 여체를 떠올렸다. 부쩍 부드러워지고 흰 살결은 정.. 더보기 [로라드렉] 해변 (전체 공개 분량) 지중해의 물결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자글자글하게 넘실거리는 짙은 남빛의 수면 위로 노을빛이 넓게 깔렸다. 흰 구름은 노을빛을 배껴내다가 다시 회색의 짙은 음영을 감추고, 또 푸른빛을 띄우기도 했다. 밀어닥친 파도가 신코를 매만지다가 아쉬운 듯 물러나고, 재차 밀려오기를 반복했다. 드렉슬러는 노을이 지는 바다를 보는 것이 솔직하게 오랜만이라고 인정했다. 유년 시절, 해안가 근처의 별장에 머무른 이후로는 처음이었다. 어찌 되었거나 그는 아틀란티코 드라군 소속이었고, 정식으로 용기사가 되어 연차를 쓰게 되어도 연구실에 틀어박혔으면 틀어박혔지 바닷가에 유람하러 올 일은 없었던 것이다. “아름답군.” 로라스가 다가와, 드렉슬러의 곁에 앉았다. 팔에 붕대를 감은 인간 남성의 외양을 하고 있었다. 추락한 직후에 비하.. 더보기 윌라다무 원고 버리는 글 다이무스 홀든은 유능한 인재다. 그리고 유능한 인재는 사랑받는 법이다.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윌라드 크루그먼은 커피 한 잔을 들며 보고서를 펼쳤다. 보고서는 다이무스 홀든이란 남자가 얼마나 유능한 인재인지 서술하고 있었다. 무수한 능력자가 소속되어있는 헬리오스에서 에이스의 자리를 굳건히 지켜낸 무력은 잣대를 들이대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았고, 재계에서 보이는 탁월한 판단력은 정부 측에서도 주목하는 바 있었다. 다소 고지식하다는 평이 있기는 했으나 그 정도야 흠도 아니다. 이십 구년을 이정도로 오점 없이 살기는 어려운 일이다. 아마 태어났을 때부터 정해진 레일 위를 끌려가는 줄도 모르고 뛰어왔을 것이다. 윌라드는 타인의 스물아홉 해 인생이 요약된 보고서를 소설책 읽듯 넘겼다. 아무렇게나 넘겨지는 종이 끝.. 더보기 [티엔이글] 접대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다이글]알오버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더보기 [벨글] 드랍드랍드랍 처음부터 선택권을 갖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은 없다. 잘못된 선택에 대한 후회는 있을 지언정 가져보지 못한 것에 대한 욕망에 애닳고 싶지는 않았다. 여성으로 태어난 것도, 선천적인 색각 이상증을 타고난 것도 마찬가지다. 불만을 토로해도 부정해도 소용없는 일이니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발목 좀 베자.” 발도와 동시에 몸을 낮추며 돈다. 아련한 비명소리와 함께 피가 튄다. 납검한 뒤 빈 손으로 얼굴을 닦았다. 탁한 회색 액체가 묻어나온다. 혀로 핥자 비릿한 맛이 났다. 머리카락도 얼굴도 희어 얼굴선을 구분하기 어려운 미인이 인상을 찌푸리는 것 같았지만, 뭐 어떤가. 작은 형이야 원체 고상하신 성품이라 이런 걸 질색하기야 한다마는 그걸 맞춰주며 살 수는 없지 않나. 여자인 나 보다 더 깔끔 떠는 꼴이 가끔은.. 더보기 [다무자넷이글] 연성빵2 한 밤의 저택은 유난히 고요했다. 지금으로부터 십 수 년 전에 비해 이렇다 할 달라진 구석은 없건마는 지독히도 낯설었다. 마치 이곳이 결코 과거의 그곳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몸이 먼저 깨닫고 있다는 듯이. 이글은 복도 끄트머리에서 불빛이 아른거리자 어둠 속에 더욱 깊이 몸을 숨기었다. 이윽고 홀든가 검사 두 명이 낮은 발소리와 함께 스쳐지나갔다. 혹시 모를 침입자를 막기 위한 야간 순찰조는 이글의 존재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채 멀어졌다. 창가 가까이에 몸을 붙이고 있던 탓에 장미향이 아득하다. 크리스티네 프리트가 가문 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이무스 홀든과 결혼한 뒤로 혼든 가 정원에는 항시 장미가 만발했다. 온실 정원에는 사계절 내내 장미가 피었다. 끔찍하기 짝이 없다. 이글은 조금 신경질 적인 표정으.. 더보기 [다이글] 냥이글 2 피곤하다. 출구가 없는 수조에 잠긴 것 같다. 정수리부터 발가락 끝까지 피로로 너저분하게 젖었다. 이글은 다이무스의 침대에 엎드려 하품을 쩍쩍했다. 지난 삼 일간 사람의 눈을 피해 같은 고생을 했더니 금방이라도 잠에 빠져들 것 같다. 상이 겹치고, 정신을 차려보면 눈을 깜박 감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깊은 잠에 들지는 못했다. 선잠에 들었다가 다시금 깨어나곤 했다. 이글은 침대에 엎드려 깊게 숨을 뱉었다. 척추 말미 즈음에서 이어진 꼬리가 유연하게 흔들리는 것이 느껴졌다. 사흘이 지나도록 도통 익지 않는 기관이다. 근육으로 이어져 있고, 의지대로 힘을 싣다. 것까지는 가능했지만 그뿐이다. 손발처럼 원하는 만큼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글은 가만히 세우려는 꼬리가 제 멋대로 휘둘러지는 것을 느끼며 가능.. 더보기 다무자넷 진행 후계 생산은 귀족의 의무다. 다이무스에게는 마땅히 좋은 여자와 관계를 가져 대를 이을 책임이 있었다. 어릴 적부터 가문의 일이라고는 모두 내던져 버린 막내는 이것을 종마라고 표현했지만 그것은 틀린 말이다. 고귀한 피는 마땅히 보존되어야 한다. 이글로서는 결코 이해하지 못할 일일 것이다. 이해 여부와는 무관한 일이다. 그리고 다이무스는 크리스티네도 자신과 같이 생각할 것이라고 의심치 않았다. 이글과 다르게, 크리스티네는 가문이 무엇인지 아는 여자이지 않은가. “경, 오늘은….” 어깨를 쓰다듬는 손길을 부드럽게 잡아 멈춘 크리스티네가 말을 흐렸다. 평소의, 여성치고는 똑 부러지는 구석이 있던 태도는 어디에 두었는지 말을 제대로 마무리 짓지도 않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 태도가 평소와는 몹시 다른 것이라 다이무.. 더보기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