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ss

[다이글] 냥이글 2

피곤하다. 출구가 없는 수조에 잠긴 것 같다. 정수리부터 발가락 끝까지 피로로 너저분하게 젖었다. 이글은 다이무스의 침대에 엎드려 하품을 쩍쩍했다. 지난 삼 일간 사람의 눈을 피해 같은 고생을 했더니 금방이라도 잠에 빠져들 것 같다. 상이 겹치고, 정신을 차려보면 눈을 깜박 감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깊은 잠에 들지는 못했다. 선잠에 들었다가 다시금 깨어나곤 했다.

 

이글은 침대에 엎드려 깊게 숨을 뱉었다. 척추 말미 즈음에서 이어진 꼬리가 유연하게 흔들리는 것이 느껴졌다. 사흘이 지나도록 도통 익지 않는 기관이다. 근육으로 이어져 있고, 의지대로 힘을 싣다. 것까지는 가능했지만 그뿐이다. 손발처럼 원하는 만큼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글은 가만히 세우려는 꼬리가 제 멋대로 휘둘러지는 것을 느끼며 가능한 통제 하게 두고자 노력했다.

 

흐냐아?”

 

대뜸 억센 손이 꼬리를 움켜쥐고 세게 당기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놀랄 정도로 척추 부근에서 소름이 스윽 올라왔다. 전신의 털이 곤두선다. 팔뚝을 쓸고 목뒤로 밀어붙인다. 귀도 마찬가지로 바짝 섰다. 이글은 더듬더듬 고개를 돌려 뒤를 확인했다. 다이무스가 이글의 꼬리를 쥐고 서있었다.

 

, ? 뭐하는, , 하지마.”

 

다이무스가 한 손에 꼬리를 쥐고 흔들 때마다 이글은 몸을 틀었다. 못 견디겠다는 듯 눈을 찌푸리고 어깨를 바짝바짝 모았다. 자존심 탓에 애원하는 일이 드문 성정에 말꼬리마저 늘이며 그만두라고 한다. 그 모습이 다이무스의 마음 한 구석에 불을 지피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 , , 잠깐, 잠깐, , 형님?”

 

이글이 당황한 기색으로 다이무스의 이름을 연달아 불렀다. 감각이 지나칠 정도로 민감하다. 꼬리를 쥐고 있는 손가락의 굴곡이나 손톱의 짧은 모양 따위가 직접 눈으로 보는 것처럼 생생했다. 이글은 힘을 주어 다이무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려 했으나 헛된 일이었다. 손가락을 까닥하는 것만큼의 힘도 들어가지 않았다. 허리가 들썩이고, 발가락이 구부러졌다. 이글은 갈비뼈나 허벅지 안쪽을 애무하는 것보다 더욱 예민하게 반응했다. 성욕이 바짝 치밀어 올랐다. 이글은 혀를 내밀고 헐떡댔다. 눈물이 찔끔 흘러나왔다.

 

이글?”

 

그답지 않은 농 이외에는 다른 의도는 없던 다이무스가 미심쩍은 듯 이글의 이름을 불렀다.




-

완성본은 추후 갠홈에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1편 링크 http://enchel0.dothome.co.kr/xe/373

' > s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벨글] 드랍드랍드랍  (0) 2015.08.11
[다무자넷이글] 연성빵2  (0) 2015.08.05
다무자넷 진행  (1) 2015.06.16
다이글 알오버스 진행 2차  (0) 2015.06.13
다이글 알오버스 진행  (0) 2015.06.12